1. 카라시멘타이고(辛し明太子)
이름에서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지만 명태의 알, 즉 명란입니다. 카라시멘타이고란 한국식 명란젓이 일본에 건너가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일본도 한국 못지않게 절임 요리가 발전한 곳인데 카라시멘타이고는 일본의 일반적인 절임 요리들과는 제법도 맛도 상당히 다르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카라시멘타이고는 매운 맛이 강조된 명란젓입니다. 우리의 명란젓이 짠맛이 강한 반면에 일본의 카라시멘타이고는 매운 맛이 강한데 그 이외에도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국의 명란젓은 물기가 적고 내용물이 탱탱하지만 일본의 카라시멘타이고는 물기가 많고 주머니 속의 알들이 흐물흐물하게 녹아 내립니다. 물론 한국식 명란젓과 비슷한 모양의 카라시멘타이고(사진에 있는 물건)도 있지만 이건 다소 질 낮은 하품으로 취급합니다. 맵고 잘 �는 것일수록 더 상급품으로 치는 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카라시멘타이고의 맛은 우리의 명란젓에 미치지 못합니다. 살살 녹아서 혀에 닿는 느낌은 좋지만 씹히는 맛이 약하고 입 안에서 향이 지속되는 시간이 짧습니다. 가격은 확실히 우리나라 명란젓보다는 싸지만 두고두고 먹을 것은 못 되는군요. 차라리 카라시멘타이고맛 소시지가 더 맛있었습니다.
2. 오코노미야키(お好み?き)
오사카를 대표하는 요리라고 하면 역시 타코야키(たこ?き)와 오코노미야키죠. 오코노미야키는 이름처럼 자기 마음대로 좋아하는 재료를 마구 섞어서 먹는 빈대떡인데요. 사실 이 오코노미야키의 역사도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오사카는 본래 일본 요리의 중심지였는데 메이지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고 전쟁과 패전에 이르는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값싸고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는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키츠네 우동만이 남아서 지금의 오사카를 대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래 오사카 요리는 회와 조림을 근간으로 한 정통 일식이었다고 하죠.
역사적 배경이 어떻게 되었든 지금의 오사카를 상징하는 것은 오코노미야키입니다. 오코노미야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에도 오코노미야키집을 자처하는 곳이 많이 생겼지만 대부분 무늬만 오코노미야키일 뿐 진짜와는 맛이 많이 다르죠.
이번에 찾아간 오코노미야키집은 재료만 주고 모든 것을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재미있고 자기 입맛에 맞게 만들 수 있어 좋았습니다. 카츠오부시를 오코노미야키 두께의 2배 정도로 얹고 아오노리를 철판이 푸른색이 될 정도로 잔뜩 뿌리면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만든 믹스야키는 소금과 우스타소스를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마지막 부분이 지나치게 짜게 만들어졌지만, 처음에 만들어 먹은 에비타마야키는 맛이 끝내줬죠. 한국에서도 이렇게 직접 만들어 먹는 곳이 있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오코노미야키 재료는 소스를 빼면 구하기 힘든 게 아니거든요.
3. 타코야키(たこ?き)
오사카의 길거리 군것질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타코야키입니다. 문어를 넣어서 만든 풀빵 같은 것인데 요즘은 이카야키(イカやき), 에비야키(海老?き) 등도 팔고 있습니다. 오사카는 타코야키의 고향인만큼 유명한 가게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 이름난 곳이 도톤보리의 타코야키군(たこ?きくん)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가격이 싸서 유명해진 곳이라서 맛은 그다지 좋지 않고 손님도 많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덴덴타운 한가운데에 있는 조그만 타코야키 집입니다. 타코야키와 야키소바 그리고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데 어느 메뉴나 상당히 괜찮습니다. 특히 이 집의 타코야키는 카츠오부시를 뿌려주지 않고 타코야키의 맛만을 느끼게 하죠. 국내에서 파는 타코야키는 카츠오부시를 범벅해서 주는데, 사실 이건 타코야키의 허접한 맛을 숨기기 위한 수단이기도 해서 그다지 좋은 건 아닙니다. 소스와 마요네즈 그리고 카츠오부시를 적당히 뿌려서 맛의 조화를 이루어야죠. 아무튼 이 덴덴타운의 타코야키 집에서 파는 타코야키의 맛은 오사카 어딜 가도 찾아볼 수 없는 별미이니 꼭 찾아가보시길 바랍니다.
주의할 점은 오사카에서도 타코야키는 잘 사먹어야 한다는 것이죠. 오사카에서조차 가짜가 많습니다. 되도록이면 오사카의 명물인 아이스께끼를 함께 파는 집들에서 먹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 오래 전부터 우메다나 난바 등에서 장사를 하던 집들이라서 옛 맛을 지키는 곳이 많거든요. 타코야키와는 관계 없지만 우메다에 가면 아직도 원조 우메다 라면을 파는 집이 장사를 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4. 나가사키 카스테라(カステラ)
카스테라는 스페인의 까스띠알라 지방의 빵을 나가사키 사람들이 일본인 입맛에 맞게 개량해 만들어낸 일본 빵입니다. 그 중에도 카스테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문명당(文明亭)입니다. 이 가게의 카스테라는 나가사키에 즐비한 카스테라 가게들에 비해 60% 정도 비싼데 값이 비싼 만큼의 맛을 내줍니다. 물론 60%나 비쌀 정도는 아니지만요. 일본 카스테라는 우리나라의 카스테라보다 조금 더 뻑뻑하고 단맛이 강합니다. 카스테라에 다른 재료를 섞어 녹차 카스테라나 쵸코 카스테라 등을 만들기도 하는데 대부분 엄청나게 단맛이 강합니다. 이 강한 단맛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습니다. 서양 음식이나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설탕을 씹는 것 같다는 평을 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하지만 맛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아니면 쌉쌉한 녹차와 함께 먹는다면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저 카스테라 한 덩어리가 1680엔이나 하는데, 비싼 만큼 최고의 맛으로 보답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너무 달다고 하시면서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잘 드시더군요.
5. 리쿠도스 오지상 치즈 케익(RIKUDO's チ-ズケ-キ)
오사카 난바의 명물 중 하나인 제과점 ‘리쿠도 오지상의 가게(りくどおじさんの占)’는 하루종일 길게 늘어서 있는 줄 때문에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죠. 난카이 난바와 지하철 난바역, 킨테츠 난바역의 중심에 있는 이 가게는 일본 열도에서 가장 맛있다는 치즈 케익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왼쪽은 치즈 케익을 살 사람들의 줄이고, 오른쪽은 치즈 케익 이외의 메뉴를 살 사람의 줄입니다. 오른쪽은 텅 비어 있죠. 이곳의 치즈케익은 서양식의 짭짤한 치즈 덩어리 케익이 아니라 일본식의 부드러운 빵을 베이스로 한 치즈 케익이죠. 이곳의 케익이 얼마나 맛있냐면, 줄 서서 사면 갓 익은 것을 주는데 이대로 먹으면 따스한 치즈 국물이 혀를 감싸고 녹아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이 때가 가장 맛있죠. 식은 다음에 먹어도 입에 넣는 순간 전부 녹아버리죠. 녹으면서 치즈와 카스테라의 향이 함께 입 속에 가득차게 됩니다. 매우 달아서 단 것 싫어하는 분에게는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여기서 파는 치즈케익을 갓익은 상태로 먹어본 뒤에는 어지간한 치즈 케익은 성에 차지도 않습니다.
이 가게는 하루에 정해진 양 만큼의 치즈 케익만 팔고, 줄을 서도 한 사람에게 2개 이상의 케익을 팔지 않습니다. 저도 겨우 2개를 샀는데 집에 올 때까지 참느라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하나는 가족과 먹고 하나는 여자 친구 주느라고 인내해야 했죠. 오사카에 가시면 난바에 내려서 리쿠도스 오지상 케익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찾아가기 쉬울겁니다. 가격도 한 개에 500엔으로 매우 싸서 좋죠. 우리나라 카페에서 공장도 치즈케익 조각을 3000원씩에 파는 것에 비하면요.
그리고 덤으로,

이것은 로손에서만 판매한다는 제빵 시리즈! 제빵 28호 크림빵을 사먹어 봤는데, 상당히 맛이 없더군요. 이런 빵으로 빵 세계의 지존을 노린단 말인가? 아즈마 카즈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찍어봤습니다. 김 서리게 찍느라 매우 힘들었어요. 짬뽕하고 같이 먹어서 그런지 맛은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더군요. 아마 짬뽕이 너무 맛있어서 그런 것이겠지만요.

그리고 라면 세트를 사왔습니다. 아래 쪽의 일본열도종단 라면 대회 세트가 상당히 눈에 띄더군요. 위에 있는 하카타 라면은 2개 뜯어 먹었고, 아래 쪽의 것은 아직 개봉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먹어보고 감상을 말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전리품, 특별한 것은 별로 없지만 8년만에 출간된 죠커의 마지막권(올 7월 말에 나왔죠. 여기에 죠커가 미완이라고 소개하고 한 달 쯤 뒤에 나와버렸음.), So What!의 문고본을 싸게 구한 것도 좋았습니다. 그 외에는 그냥 그저 그런 만화들이 대부분입니다. 눈에 띄길래 산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부피 줄이려고 있는데 문고본으로 다시 산 것들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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